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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암호화폐 22% 과세 폐지법안 발의: 2027년 시행 9개월 앞둔 정치권 반발과 투자자 영향 분석

2026-03-27T00:04:35.669Z

KRW-TAX

2027년 과세 시행 9개월 앞, 국민의힘이 던진 '폐지' 카드

2027년 1월 1일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이 9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과세 조항 자체를 삭제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한국 암호화폐 세제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026년 3월 19일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대한 과세 규정을 전면 삭제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3월 25일에는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과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관련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법안은 단순한 유예가 아닌 과세 조항의 완전한 폐지를 골자로 한다는 점에서, 지난 6년간 네 차례에 걸쳐 반복된 시행 연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접근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당론으로 확정하면서 청년 투자자층의 표심 공략과 디지털자산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과세의 입법 경위와 네 차례 유예의 역사

한국의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연간 250만 원을 초과하는 이익에 대해 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산한 22%의 세율을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시행은 한 번도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원래 2022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과세는 2023년으로 1차 연기되었고, 이후 과세 인프라 미비와 투자자 반발을 이유로 2025년으로 다시 미뤄졌습니다. 2024년 말에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논의와 맞물려 또다시 2027년 1월 1일로 연기되었습니다. 6년 동안 네 차례나 시행이 미뤄진 것은 한국 조세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러한 반복적 유예의 근본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첫째,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 자료 제출 체계와 국세청의 과세 전산시스템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투자자 보호 법제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과세만 선행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컸습니다. 셋째, 한국의 암호화폐 투자자 수가 국민 5명 중 1명에 달하는 약 1,000만 명 규모로, 이들의 표심이 정치권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해왔습니다.

국민의힘의 핵심 논거: 형평성, 이중과세, 자본유출

국민의힘이 과세 폐지를 추진하는 논거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과세 형평성 문제입니다. 2024년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양도차익은 대주주를 제외하고 사실상 비과세 상태가 되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금투세는 폐지되는 상황인데 가상자산은 2027년에 양도차익 과세가 시행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투자 수익에 대해 주식은 세금이 없고 암호화폐만 22%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 정의에 어긋난다는 주장입니다.

둘째, 이중과세 우려입니다. 한국에서 가상자산은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상품)'로 취급되어 이미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해당합니다. 송 원내대표는 "미국에서도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간주하는 결정이 있었다"며, 상품에 해당하는 자산에 소득세까지 중복 부과하면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셋째, 자본 유출 위험입니다. 박수영 의원은 과세 시행 시 "국내 투자금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가는 것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미 약 1,100억 달러(약 150조 원) 규모의 자금이 한국 거래소에서 해외 플랫폼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세청이 5대 원화 거래소의 정보만 수집 가능한 현 상황에서 과세를 강행하면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국세청의 과세 준비 현황과 기술적 한계

국세청은 과세 시행에 대비한 준비를 진행 중입니다. 2026년 3월 12일에는 가상자산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고 탈세 가능성을 식별하기 위한 AI 기반 분석 플랫폼 구축 입찰을 공고했습니다. 또한 '디지털자산총괄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OECD 주도의 암호화자산 자동 정보교환 체계(CARF)에도 참여하여 2027년부터 48개국과 거래 정보를 자동 교환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은 현재 인프라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CARF 시스템이 총량 데이터 중심으로 운영되어 개인별 세부 거래 내역 파악이 곤란하다는 점, 니모닉(Mnemonic) 키 관련 보안 사고 등에서 드러난 행정 당국의 가상자산 기술 이해도 부족, 그리고 비수탁형 지갑(논커스터디얼 월렛)이나 탈중앙화 거래소(DEX)를 통한 거래는 추적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제기되었습니다.

해외 과세 동향과의 비교

한국의 과세 폐지 논의는 글로벌 흐름과도 맥을 같이합니다. 일본은 2026년 세제 개편을 통해 가상자산 최고 세율을 기존 55%에서 20%로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주식·투자신탁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여 형평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독일은 가상자산을 1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완전 비과세를 적용하고 있어,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세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과세를 유지하면서도 2025년부터 Form 1099-DA를 도입해 거래소 수준의 체계적 보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국제 비교에서 한국이 250만 원이라는 낮은 공제 한도와 22%의 단일 세율을 적용하려는 것은 상대적으로 엄격한 편에 속합니다. 특히 주식 양도소득은 사실상 비과세인 상황에서 가상자산만 과세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이례적인 구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입장

현재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법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당 관계자인 김한규 의원은 "법안을 검토하겠다"면서도 "폐지가 당 내부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이 과세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청년 투자자 표심을 의식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어, 향후 입장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방향과 연계하여 과세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 토큰증권 관련 법제 정비 등을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면서도, 과세 문제는 국회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자를 위한 실무 가이드

현재(2026년 3월 기준) 가상자산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는 시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2026년에 발생하는 매매 차익은 비과세이므로, 올해 내 별도의 세금 신고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상속 및 증여의 경우에는 가상자산도 과세 대상에 해당하므로 정상적인 신고와 납부가 필요합니다.

만약 2027년 1월 1일부터 과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투자자들은 다음 사항을 준비해야 합니다. 첫째, 보유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명확히 산정해두어야 합니다. 국세청은 2026년 12월 31일 시점의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큰 금액을 취득원가로 인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둘째, 국내 원화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에서의 거래 내역을 정리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셋째,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경우 별도로 수익을 자진 신고해야 할 수 있으므로, 거래 기록을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향후 전망: 폐지냐, 또 한 번의 유예냐

이번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단독으로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 금투세 폐지 때처럼 여론과 투자자 압력이 거세지면 민주당도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세 가지입니다. 시나리오 1은 과세 조항이 완전 폐지되는 경우로, 이 경우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 대규모 자금 유입이 예상됩니다. 시나리오 2는 과세가 2029년 등으로 또다시 유예되는 경우로, 이는 가장 현실적인 결과일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3은 공제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상향하거나 세율을 인하하는 등 제도를 수정하여 시행하는 타협안입니다.

2027년 1월 1일이라는 시한이 다가올수록 정치권의 논의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법안의 국회 심의 일정과 정당 간 협상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과세와 비과세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한국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와 투자자 수를 고려할 때, 이 법안의 귀추는 아시아 전체 가상자산 규제 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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