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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Venue, NASA 기술 기반 금속수소 배터리로 3억 달러 시리즈 B 유치 - 4,450억 원 총 투자로 리튬이온 대체 그리드 스토리지 혁신

2026-04-04T01:04:59.92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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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가 검증한 배터리 기술, 지구로 내려오다

2026년 3월 31일,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에너지 스토리지 기업 EnerVenue3억 달러(약 3,9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확장 라운드 클로징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라운드는 홍콩 억만장자 **Peter Lee Ka-kit(이가걸)**의 패밀리 오피스인 Full Vision Capital이 리드했으며, 누적 투자 유치액은 **4억 4,500만 달러(약 5,785억 원)**에 달합니다.

이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금액 때문이 아닙니다. EnerVenue가 상용화하려는 니켈수소(metal-hydrogen) 배터리는 NASA가 국제우주정거장(ISS)과 허블 우주망원경에 수십 년간 사용해온 기술을 지상용으로 재설계한 것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근본적 한계를 극복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Stanford 교수가 창업한 우주 배터리 스타트업

EnerVenue는 2020년 **Stanford 대학교 재료공학과 교수 Yi Cui(최의)**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Cui 교수는 나노기술과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자로, NASA의 니켈수소 배터리에서 고가의 백금 촉매를 제거하고 니켈-몰리브덴-코발트 합금으로 대체하는 혁신적 방법을 2017년에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 돌파구가 우주급 배터리 기술의 지상 상용화를 가능하게 만든 핵심이었습니다.

회사의 핵심 제품은 **Energy Storage Vessel(ESV)**이라 불리는 모듈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입니다. ESV는 수성(aqueous) 전해질을 사용하여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연성 유기 용매를 완전히 대체했습니다. 이는 곧 화재 위험 제로, 열 폭주(thermal runaway) 없음을 의미합니다. 2023년 5월에는 미국의 정치식 배터리 안전 표준인 UL1973 인증과 열 폭주 위험 평가인 UL9540A 테스트를 완료했습니다.

Time 매거진은 EnerVenue를 2025년 미국 10대 그린테크 기업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3억 달러의 행방: 창저우 기가와트급 공장과 글로벌 확장

이번 시리즈 B 확장 라운드의 자금은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투입될 예정입니다.

첫째, 중국 장쑤성 창저우(常州)에 대규모 제조 시설을 건설합니다. 2026년 내 연간 250MWh 생산 능력을 갖춘 고용량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궁극적으로 1GWh 연간 생산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창저우를 선택한 이유는 중국의 배터리 산업 생태계가 제공하는 공급망 최적화와 비용 경쟁력 때문입니다.

둘째, 홍콩에 아시아 지역 본부 및 혁신 센터를 설립합니다. 홍콩투자공사(HKIC)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 전역의 영업을 조율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셋째, 실리콘밸리의 R&D 허브에서 수성 금속 셀 기술의 지속적 개선에 투자합니다.

넷째, 아시아태평양, 중동,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상업 확장을 본격화합니다. 특히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풍력 발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리드 투자자 Full Vision Capital과 Peter Lee Ka-kit

이번 라운드를 리드한 Full Vision Capital은 홍콩 부동산 재벌 **이조기(Lee Shau-kee)**의 장남인 Peter Lee Ka-kit이 2014년에 설립한 싱글 패밀리 오피스입니다. Lee 가문의 자산은 약 **349억 달러(약 45조 원)**로 추산되며, Peter Lee는 Henderson Land Development의 공동 회장이자 홍콩·중화가스공사(Towngas)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Full Vision Capital은 기후 기술과 청정 에너지 솔루션에 특화된 투자 전략을 구사하며, 투자와 인큐베이팅을 병행하는 독특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합산 가치가 65억 달러 이상에 달합니다. EnerVenue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이 패밀리 오피스의 에너지 전환 확신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기존 투자자 라인업도 인상적합니다. Aramco Ventures(사우디 석유 대기업의 투자 부문), NEOM Investment Fund(사우디 미래 도시 프로젝트), SAIC Capital(중국 자동차 대기업), IDG Capital(글로벌 사모펀드)이 이전 라운드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Towngas는 2021년부터 소수 지분을 보유하며 중국 본토 독점 유통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30,000 사이클 vs 6,000 사이클: 리튬이온을 넘어서

EnerVenue의 니켈수소 배터리가 기존 리튬이온 기술과 비교할 때 가장 압도적인 차별점은 수명입니다.

| 항목 | EnerVenue 니켈수소 | 리튬이온(LFP) | |------|-------------------|---------------| | 충방전 사이클 | 30,000회 이상 | 6,000~10,000회 | | 예상 수명 | 30년 | 10~15년 | | 일일 사이클 | 최대 3회 | 1~2회 | | 처리량 | 리튬이온 대비 4~6배 | 기준 | | 작동 온도 | -40°C ~ 50°C | -20°C ~ 45°C | | 화재 위험 | 없음 (수성 전해질) | 있음 (열 폭주 가능) | | 냉난방 시스템 | 불필요 | 필수 |

특히 **넓은 작동 온도 범위(-40°C~50°C)**는 중동의 사막부터 북유럽의 혹한까지 별도의 냉난방 장치 없이 배치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설치 비용과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시키는 요소입니다.

못 관통, 탄도 충격, 과충전, 화재 시뮬레이션 등 극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EnerVenue 배터리는 증기와 불활성 가스만 방출하며 화재나 폭발 없이 안전하게 작동했습니다. 그리드 스토리지 시설의 안전성이 점점 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매우 강력한 경쟁 우위입니다.

새 CEO Henning Rath: 유니콘 빌더의 합류

3억 달러 투자 발표와 함께 Henning Rath가 EnerVenue의 새 글로벌 CEO로 취임했습니다. Rath는 독일 뮌스터 응용과학대학에서 산업공학 학사, MBA를 취득한 후 Stanford와 Harvard에서도 수학한 국제적 경영인입니다.

그의 가장 주목할 만한 경력은 독일 최대 주거용 재생에너지 기업이자 유럽 대표 그린에너지 플랫폼인 Enpal에서의 경험입니다. Enpal에서 상무이사 겸 최고공급망책임자(CSCO)로 재직하며 글로벌 태양광 산업의 거대 기업들과 협상하고, 억 단위 규모의 사업을 구축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전동 킥보드 스타트업 CIRC를 공동 창업하여 Bird에 매각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선은 EnerVenue가 R&D 단계를 넘어 대규모 제조 및 글로벌 상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RWE 파일럿 프로젝트: 유럽 대형 유틸리티의 검증

2024년 12월, 유럽 최대 전력 회사 중 하나인 RWE가 EnerVenue의 2세대 ESV를 구매하여 미국 밀워키 인근 시설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RWE는 ESV의 충방전 특성, 사이클링 유연성, 온도 성능, 효율성을 종합 검증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대규모 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RWE는 Growing Green 전략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배터리 스토리지 용량을 6GW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EnerVenue 기술이 파일럿에서 검증될 경우, 대규모 구매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 관점: 왜 지금 니켈수소인가

글로벌 에너지 저장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메가트렌드의 중심에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확대되면서, 간헐성을 보완할 그리드 스토리지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의 급증이 전력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리튬이온 배터리는 원자재 공급 불안정(리튬, 코발트), 화재 위험, 10~15년의 제한된 수명, 극한 환경에서의 성능 저하 등 그리드 스토리지 용도로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EnerVenue의 니켈수소 기술은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30년 수명은 그리드 스토리지 시스템을 '소모품'이 아닌 **'인프라 자산'**으로 재정의합니다.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리튬이온 대비 압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핵심 정리와 향후 관전 포인트

EnerVenue는 NASA가 검증한 우주급 기술을 Stanford 교수의 혁신으로 지상용으로 재탄생시키고, 홍콩 억만장자의 자본과 유니콘 빌더 CEO의 실행력, 그리고 Aramco·RWE 같은 글로벌 에너지 자이언트의 전략적 지지를 결합한 독특한 포지션을 구축했습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창저우 공장의 양산 일정 준수 여부, RWE 파일럿 결과, 그리고 GWh급 스케일업 과정에서의 비용 경쟁력 확보입니다. 리튬이온의 대안을 찾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흐름 속에서, EnerVenue의 행보는 2026년 클린테크 투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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