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디지털자산기본법: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권, 은행인가 핀테크인가 — 51% 룰 쟁점과 투자자 영향 분석
2026-02-22T13:31:32.014Z
원화 스테이블코인, 한국 금융의 미래를 둘러싼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2026년,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원화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DABA) 2단계 입법이 국회 문턱에 도달한 지금, 누가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느냐를 둘러싼 은행권과 핀테크 업계의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통화주권 보호를 명분으로 은행 중심 컨소시엄을 고집하고, 금융위원회와 업계는 혁신과 경쟁을 위해 핀테크 참여를 열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 갈등의 결과는 향후 수년간 한국 디지털 금융의 지형을 결정짓게 될 것입니다.
법적 배경: 디지털자산기본법의 탄생과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진화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는 2017년 ICO 전면 금지 이후 오랜 공백기를 거쳤습니다.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거래소 규제의 첫 발을 내딛었고, 이제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포괄적 제도화의 핵심 법안으로 부상했습니다. 2025년 6월 민병덕 의원이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을 대표발의한 이후, 여야와 정부는 세부 조율에 들어갔으나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문제에서 극심한 의견 충돌이 발생하며 입법이 수차례 지연되었습니다.
법안의 골자는 디지털자산업을 8개 업권으로 분류하고, 리스크가 높은 업종(거래소·수탁업·스테이블코인 발행업)은 금융위원회 인가제, 나머지(자문·전송 등)는 등록제로 이원화하는 체계입니다. 특히 자산연동형 디지털자산, 즉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은 환불 보장 의무와 직결되기에 가장 높은 수준의 규제가 적용됩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 준비반을 가동하여 인가심사 매뉴얼과 공시체계를 마련 중이며, 한국은행 부총재와 기획재정부 차관이 참여하는 디지털자산위원회 신설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핵심 쟁점 1: 은행 51% 룰 — 통화주권인가, 혁신 저해인가
현재 입법 논의에서 가장 격렬한 논쟁의 중심은 이른바 **'은행 51% 룰'**입니다. 한국은행과 국민의힘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법인의 지분을 은행이 최소 51% 이상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결합 시 자본 유출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화폐의 대체재로 기능할 경우 통화량 관리와 지급결제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핵심 책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반면 금융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은 이 규정이 과도한 진입 장벽이라고 반박합니다. 안도걸 의원은 "특정 업권에 51% 지분 보유를 강제하는 글로벌 입법 선례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위는 EU의 **가상자산시장규제법(MiCA)**을 근거로, 유럽에서 인가된 15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중 14곳이 전통 은행이 아닌 **전자화폐기관(EMI)**이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일본의 핀테크 주도 엔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역시 규제 아래에서 혁신이 가능하다는 증거로 제시되었습니다.
2026년 1월 28일 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전체회의에서 당정 간 절충안이 논의되었으며, **"은행이 50% 이상(51%) 지분을 보유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잠정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금융위 내부에서는 여전히 "지분율을 법으로 강제하지 말고, 사업 특성에 따라 자율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합니다.
핵심 쟁점 2: 자본금 50억 원과 준비금 100% — 누구를 위한 기준인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게 최소 자본금 50억 원을 요구합니다. 이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화폐업자의 기준과 동일한 수준으로, 전산설비와 전담인력 확보도 필수 요건입니다. 발행 잔액의 100%를 예금·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은행에 예치 또는 신탁해야 하며, 준비금 실시간 공개와 분기 공시 의무도 부과됩니다.
미국·EU와 마찬가지로 이용자에 대한 이자 지급은 전면 금지됩니다. 한국은행은 이자가 허용되면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를 대체하는 유사 금융상품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반대 측은 보유 유인이 완전히 차단되면 결제 수단으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반론합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50억 원 자본금 기준이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요건"이라고 비판하며, 자본력보다 실질 운영 능력 중심의 기준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이 유지될 경우 사실상 대형 금융기관과 빅테크만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컨소시엄 경쟁: 거래소·은행·핀테크의 합종연횡
법제화를 앞두고 업계는 이미 치열한 컨소시엄 구성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현재 가장 강력한 조합으로 평가받는 것은 두나무(업비트)와 네이버의 연합입니다. 국내 1위 거래소와 온라인 커머스 2위의 결합으로, 두나무는 자체 블록체인 '기와체인'과 지갑 '기와월렛'을 개발 중입니다.
2위 거래소 **빗썸과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결제 시스템 협력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습니다. 토스는 오프라인 가맹점 24만 개, 누적 결제액 26조 원의 결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빗썸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약 300억 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마련했습니다.
카카오 계열사는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월렛 구축을 추진 중이며, 하나금융은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JB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등과 함께 은행권 컨소시엄을 결성했습니다. 9개 카드사도 여신금융협회 중심의 TF를 구성하여 공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Circle과 Tether가 한국에서 USDC, EURC, KRWT, WON TETHER 등의 상표를 출원하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법안에 따르면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지점 설립과 한국 감독 기관의 규제를 준수해야만 유통이 허용됩니다.
투자자를 위한 실질 가이드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준비하는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국회 통과 시점을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현재 2026년 1분기 통과가 목표이나,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문제의 최종 합의에 따라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안 통과 후에도 하위법령 마련과 금융위 인가 절차에 추가 시간이 소요되므로, 실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 출시되는 시점은 2026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둘째, 현재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 USDC)을 활용하여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해외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 요건 변화에 유의해야 합니다.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이 한국 내에서 직접 결제·환매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국내 지점 설립이 필수적이므로, 기존 이용 방식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하여 스테이블코인 거래 역시 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거래 내역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전망과 시사점: 글로벌 경쟁 속 한국의 선택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최종 형태는 한국 디지털 금융의 향후 방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은행 51% 룰이 그대로 관철될 경우, 금융 안정성은 확보되지만 핀테크 혁신이 위축되고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지분 규제가 완화되면 카카오·토스·네이버 등 빅테크의 적극적 참여로 생태계가 활성화되지만, 통화정책 전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개막이 더 이상 '만약'이 아닌 **'언제'**의 문제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2017년 ICO 금지 이후 8년 만에 국내 디지털자산 발행이 허용되는 역사적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USDT와 USDC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상황에서, 한국이 자체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통화주권 수호와 금융 혁신 촉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정교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2026년 한국 금융 당국의 최대 과제가 될 것입니다.
결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은행과 핀테크의 주도권 다툼은 단순한 업권 간 경쟁을 넘어, 한국 디지털 금융의 근본적 방향을 결정짓는 정책 선택의 문제입니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국회 진행 상황, 특히 은행 지분율 규정의 최종 확정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컨소시엄 경쟁 구도의 변화와 해외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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